사적인 시간 _ 수성못 둘레길을 걷고 _ 아우어 베이커리

걷고, 구경하고, 숨 쉬었던 아주 사적인 시간. 점심과 저녁 사이의 텀이니만큼 멀리는 못 가고, 불현듯 생각난 수성못 둘레길을 걸었다. 언제나 수성못 언저리 어느 카페에 앉아 눈으로만 훑던 둘레길을 처음으로 완주한 것.ㅋ 차를 타고 지나갈 때면 꽤 멀어 보였는데 보기보다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아서 한 바퀴 도는 데 30분이면 충분한 정도. 아무래도 도심 속 공원이다 보니 주변이 번잡하고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사색보다는 산보나 운동에 최적화된 코스다. 특히 맨발걷기 하는 분들이 아주 많았다.

운동하는 사람들 천지인데 각도를 잘 잡으면 이렇게 여유로운 사진을 건질 수 있다.ㅋ

걸을 때마다 보이는 뷰가 달라서 지루하지 않고, 완전한 평길이어서 편안한 호흡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다. 조금 빠른 걸음으로 한 바퀴를 돈 다음 수성호텔 아래쪽 상가에 새로 생긴 카페 아우어 베이커리 방문. 여기 완전 핫플인지 사람들이 빼곡하게 앉아 있었고 운 좋게도 남아있던 2인석에 착석.

빵은 1도 남아 있지 않았다.ㅎㅎ생각보다 공간은 넓지 않았고, 벽과 창가를 따라 주로 2인~3인석이 많았다. 데이트나 혼커보다는 소규모로 와서 친구들끼리 수다떨기 좋은 분위기. 혹은 테이블이 아주 가까우니 서로를 엿듣고 관찰하기에 좋은(?) 밀도.  조용한 대화를 나누기엔 옆집 커피명가가 나은 듯.  커피 기다리는 중  원두를 고를 수 있어서 디카페인을 선택했다. 라떼 5.3 + 0.6 추가지만, 오픈 기념 20% 할인 혜택을 받아서 럭키!  커피는 무난 무난하게 맛있었다. 내 경우엔 온도와 농도가 무척 중요하고, 신선한 신맛이 나는 건 나쁘지 않으며 과한 쓴맛이나 탄 맛이 없어야 하는데, 그 기준에 비추어 괜춘했음.  맛있게 비우고 적당히 앉아 있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시 걷는다.이번엔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돌 생각.  신상 핫플에서 타이밍 좋게 커피도 마셨고 미세먼지 없이 깨끗한 하늘 아래 마침 걷기에도 적절한 기온이어서  아주 쾌적한 나들이가 됐네. 계절이 내미는 온화한 손을 맞잡은 기분이었달까.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간순간 달라 보이는 역광의 뷰가 아름답다. 수성못 너머로 겹겹이 저런 산들이 둘러싸고 있는지 몰랐네. 대구에 오래 살았지만, 새로운 풍경의 발견! 언제나 눈앞, 발아래만 보고 살아온 건 아니었는지..  길지 않은 나들이였지만 충분히 리프레시가 되는 시간이어서 다정한 마음,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일상으로. 방학이 안정기에 접어들었으므로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해 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호시탐탐 대구를 탈출할 기회를 엿보는 나이지만, 내 바짓가랑이를 붙잡는 건 그 무엇도, 그 누구도 아닌 내 마음이란 걸 알기에 조금 더 내려놓기만 하면 되는걸.. 그걸 깨닫고 가네~  #나혼자간다 #혼자걷기 #수성못둘레길#걷기기록#사적인생활 #일상 #일상기록#사진기록 #대구카페 #아우어베이커리#수성못 #수성못사진 #멀리보며살자